OVERSEAS FISHERIES INFORMATION SYSTEM

  • 일반
  • [기고] 원양어업 현지투자로 활로 뚫어라.
  • 관리자 |
  • 2012-05-21 18:44:13|
  • 4991
  • 메인출력
지난해 파푸아뉴기니의 북부 해안에 있는 태평야 해양산업지구(PMIZ)를 가보니 말뚝만 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. 외국의 수산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몇 년째 그렇게 덩그러니 있다고 했다.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의 관심이 현실화되고 있다. 중국의 자본 약 7,500만달러가 들어오고 중국 회사가 항구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해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. 얼마 전 한국회사가 설계를 맡아 기본도면을 설명하는 자리에 찰즈 아벨 상공장관이 참석했다. 그는 이 자리에서 외국의 수산회사가 투자하고 인근 수역에서 조업한 참치 등이 가공돼 외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트이게 됐다면서 앞으로 외국의 원양어선은 현지와 연계되는 사업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.

파푸아뉴기니 전 국토의 약 6배에 달하는 240만킬로평방미터의 경제수역에서 연간 약 70만톤의 참치가 어획된다. 이는 전 세계 조업량의 15%에 상당하는 양이다.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, 대만, 필리핀, 일본, 미국의 어선이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한 남태평양의 수역에서 참치조업을 하고 있다. 남태평양 도서국은 나우루 협정을 체결해 공동으로 이해증진을 도모하고 있다. 이중 가장 큰 나라인 파푸아뉴기니가 이 협정을 이끌어 가고 있다.

파푸아뉴기니에서 지난해 발효한 유럽연합과의 경제협력동반자협정에는 참치 통조림을 유럽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규정을 담고 있어 기대가 크다. 이 협정에 따라 앞으로 많은 외국 수산회사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이를 위해 PMIZ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.

지난해 중순 파푸아뉴기니는 미국의 어선이 입어료를 더 부담하지 않으면 자국의 수역에서 조업할 수 없도록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. 물론 이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입어료를 인상하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.

우리 같은 원양어업국은 연안국의 조업 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현지에 투자하지 않으면 조업의 이익을 누릴 수 없는 처지에 놓일 것이 우려된다. 우리도 물론 키리바시와 같은 주요한 어장이 있는 곳에는 관련 시설을 짓고 원조를 하며 대비하고 있으나 일본, 중국, 대만 등 원양 어업 대국에 비해 투자 규모가 미약한 실정이다.

파푸아뉴기니에는 필리핀 수산회사와 대만 등이 진출해 있고 앞으로 중국, 태국, 일본이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거나 할 것으로 보인다. 우리의 원양 어선 28척이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한 솔로몬제도 등 해역에서 조업하고 있다. 입어료가 인상되고 조업 쿼터를 얻기가 날로 어려워지는 원양어업 환경에서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입지를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것이다.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회사가 파푸아뉴기니에 진출하기로 돼 있어 현지 투자를 위한 발판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.

- 이휘진 주 파푸아뉴기니 대사 -
첨부파일 목록
첨부파일